Ⅰ. 조직문화 정의의 연혁
존 칠드러스(John R. Childress)의 저서 컬처 레버리지에 따르면 조직문화라는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51년 엘리엇 자크스(Eliott Jaques)의 연구인 『공장의 문화 변화 : 산업환경에서의 권위와 참여에 관한 연구(The Changing Culture of a Factory : A study of Authority and Participation in an Setting)』에서부터이다.
엘리엇 자크스는 "문화란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 그 안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넓게든 좁게든 공유되고 퍼져있는 그들만의 관례와 전통적 방식이며, 새로 그 조직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조직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하여 반드시 배우고 부분적으로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다. 개인이 자신의 인간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과 기법, 그리고 그가 다른 구성원이나 집단 안에서 함께하기 위해 의지하는 수단과 기법이 모두 문화에 포함된다"고 정의하였다.
이후, 1972년 로저 해리슨(Roger Harrison)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당신 조직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Understanding your organizations character)』이라는 글을 발표하면서, 조직문화를 조직 이데올로기(Organization Ideology)라고 표현하였다. 그는 조직문화가 조직의 지배적인 특성으로서 추상적인 사고의 체계를 의미한다고 정의하였다.
1981년 UCLA 엔더슨 스쿨의 교수 윌리엄 오우치(William Ouchi)는 일본이 미국을 추월한 이유를 규명하기 위하여 연구를 수행하였고, 단순히 생산성과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는 수준을 넘어서 직원의 행복과 능력개발에 큰 관심을 가지는 일본의 경영문화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20세기 사조(思潮)였던 테일러리즘(Taylorism) 속에서 노동의 인간성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러다 1982년 교육학자 테런스 딜(Terrence Deal)과 경영 컨설턴트 앨런 케네디(Allan Kennedy)의 공저 『조직문화 : 조직생활의 의례와 의식(Corporate Cultures : The Rites and Rituals of Corporate Life)』에서 조직문화의 개념이 등장하고 기업에 주는 성과와 유효성이 증명되면서 그 의미와 중요성이 경영자들에게 인지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MIT의 에드거 샤인(Edgar Schein) 교수가 『조직문화와 리더십(Organizational Culture and Leadership)』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조직문화의 구성요소와 학문적인 정의가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게 된다. 이후 1990년도에는 조직문화에 관한 조직 유효성 및 기업의 재무적 성과 개선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조직문화에 대한 다양한 개념이 나타나게 된다.
Ⅱ. 조직문화의 최종적인 정의
20세기 중반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조직문화의 정의를 구태여 살펴본 이유는 조직문화가 추상화된 객체로서 명확히 손에 잡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개념은 시대적 배경과 연구자의 사상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조직문화의 개념을 좀 더 본질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종단적·횡단적인 개념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러한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지역 최적해(Local Optimum)에 빠질 염려가 있다.
특히, (HR컨설턴트를 포함하여)일부 사람들은 조직의 분위기를 조직문화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어떤 회사가 많은 이익을 보장하는 장기계약을 연달아 수주하고, 이를 기념하며 구성원들에게 평소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배분하는 시점에 조직문화 관련 컨설팅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HR컨설턴트가 구성원들과 FGI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경영진에 올린다면 십중팔구 경영진의 리더십, 구성원들의 만족감 등을 표현하며 해당 회사는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것처럼 내용이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해당 회사에 악재가 생겨 그 동안 체결했던 장기계약이 해지되고,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면 순식간에 긍정적인 기류는 역행하며 부정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된다.
물론,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일하는 구성원은 경영진의 리더십을 좋게 평가하고, 직무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말해 긍정적인 조직문화는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로버트 레버링(Robert Levering)과 밀턴 모스코비츠(Milton Moskowitz)는 『미국의 최고 직장 베스트 100(The 100 Best Companies to Work in America)』을 작성하는 것을 계기로 일하기 좋은 직장과 그렇지 않은 직장 간의 차이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실제 일하기 좋은 직장은 직원들이 상사를 신뢰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믿는 경향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건 문화로 인하여 반사적으로 형성되는 조직 분위기와 단순히 이번연도 급여 인상분이 높아서 혹은 악재가 발생하여 조직 내 긍정적 혹은 침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과는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들이 정의한 조직문화 개념을 종합해보건대 조직문화란 어떠한 조직이 공유하는 비공식적인 규범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은 다양한 하위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부서 단위 또는 직무나 직군 단위로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조직 내에서도 다양한 하위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같은 단위 내 다른 하부 조직문화와 대립하거나 구분된 채 양립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조직의 규모를 한정하지 않고 "어떠한 조직"이라 하여 여러 조직을 포섭할 수 있게 하였다. 조직문화는 공식적으로 취업규칙과 같은 서면화된 규정으로 표현된 것이 아니므로 "비공식적"이다. 마지막으로 조직문화는 조직 분위기처럼 단기간 내 쉽게 바뀔 여지가 없고, 조직 내 구성원들의 생활, 태도, 업무 방식 등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규범"에 해당하여야 한다.
<참고 문헌>
1. Kotter, J. P., and J. L. Heskett.(1992). Corporate Culture and Performance. New York: Free Press
2.이재은·조용미(2010), 조직문화 유형과 조직문화 혁신의 영향관계 분석, 한국정책논집, 10(0): 43 ~ 6
3.John R. Childress(2013), Leverage: The CEO's Guide to Corporate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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