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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 이야기

[노무-23038] 형사상 유죄판결과 당연퇴직·해고 이슈

by 노동법의수호자 202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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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문제의 소재 : 형사상 유죄판결과 당연퇴직의 정당성 혼동

□ 대부분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 등 형사상 유죄판결 혹은 형사 소송을 이유로 한 당연퇴직 규정 존재

※ 취업규칙이란 근로계약관계에 적용되는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 등에 대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여 자신의 근로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규칙을 의미

 

□ 실제로 몇몇 회사는 직원이 형사소송의 피의자로 조사 받거나 1심 선고 시 곧바로 위와 같은 당연퇴직 규정에 의거해 퇴직시키기도 함

 

□ 그러나, 이러한 당연퇴직 처리는 해고에 관한 절차와 사유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부당해고 리스크를 키울 수 있음

 - 당연퇴직과 징계해고(혹은 일반해고)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실무자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오해를 해소하여야 함

 

Ⅱ. 당연퇴직과 해고의 법적성질 차이

당연퇴직이란 ‘사용자 또는 근로자의 특별한 의사표시 없이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말함

  - 주로 ①근로자의 사망 ②정년 도래 ③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근로관계 종료가 대표적이며, 이를 "근로관계 자동 소멸 사유"라고도 부름

 

□ 회사가 형사상 유죄판결 등을 당연퇴직(혹은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더라도, 근로관계 자동 소멸 사유가 아니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근로기준정책과-4404, 2016.7.14.)

  - 따라서 형사처벌을 이유로 한 해고 및 퇴직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성이 요구됨

 

Ⅲ. 형사상 사유가 해고(퇴직)의 사유가 될 수 있는지?

1. 판결의 확정 여부

형사상 처분을 취업규칙 등에 해고(또는 퇴직)사유로 명시해두었다면, 구체적으로 관련 문구가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에 따라 해고사유의 적법 여부가 달라짐

 

(Case1 : 규정상 판결의 확정 여부가 불분명) 징계규정상 “유죄판결”의 의미가 1심 선고를 의미하는 것인지 확정판결을 의미하는 것이 불분명하다면 확정판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함(대법원 1994. 6. 24. 93다28584)

  - 설령, 유죄판결을 받을 것이 확실 시 되더라도 확정판결이 아니라면 해고 사유가 될 수 없음(대법원 1992. 4. 10. 92누404)


(Case2 : ‘미확정 유죄판결’을 명시적 해고사유로 규정)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확정되지 않은 형사처분 등을 해고 내지 퇴직사유로 명문화한 경우라면 확정판결이 없더라도 해고의 근거가 될 수 있음(대법원 1994. 6. 24. 93다28584)

[대법원 1994. 6. 24. 93다28584 일부 발췌]

헌법상의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려할 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미확정 유죄판결도 해고사유로 삼고 있음이 분명한 경우에(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제한은 별론으로 하고) 그 조항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 하여 무효라 할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생략)

 

(Case3 : ‘구속기소로 인해 휴직하던 중 유죄판결을 받았을때’를 퇴직사유로 규정) 구속기소로 휴직처리된 종업원이 제1심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판결의 내용이 실형의 판결인 경우에는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음(대법원 1993. 5. 25. 92누12452) 

   - 즉, 2심 내지 3심을 통해 판결이 변경될 수도 있지만 위 문구와 같이 작성되었다면 1심 판결 선고 시점에 해고사유 인정 →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x

 

2. 형사처벌의 범위

(Case1 : ‘금고 이상의 형’으로 규정) 금고 이상의 형이란 ①사형, ②징역, ③금고형을 의미하므로, 이 외에 자격정지 및 취소, 벌금 등은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더라도 해고사유가 될 수 없음

  - ‘금고 이상의 형(신체 구속형, 다른 말로 실형)’이라는 규정 문구에 신체적 구속을 수반되지 않는 집행유예도 포함될 수 있는지는 각 회사가 보유한 취업규칙 등을 체계적으로 해석하여 판단

[집행유예도 포함되는 경우] 취업규칙 등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더라더도, 다른 징계·당연퇴직사유와 비교하여 범죄의 내용이나 경중 등에 따라 달리 판단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면 집행유예도 해고의 근거가 될 수 있음(대법원 1997. 9. 26. 97누1600 등)
  → KT&G 사례(서울고등법원 2020. 4. 16 선고 2019누63043) 참고

[집행유예는 포함하지 않는 경우] 취업규칙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 중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를 제외하고는 ⅰ)근로자의 근로제공의사가 없거나 ⅱ)그 성질상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면 ‘금고이상의 형’ 역시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실형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함(대법원 1999. 9. 3. 98두18848)

 

(Case2 : ‘형사상 유죄판결’로 규정) 취업규칙 등에 형사상 유죄판결로 명시하고 있다면 실형뿐만 아니라 자격상실 및 정지, 벌금 등의 형사처벌도 해고사유가 될 수 있음

 - 다만 처분 당시 유죄판결이 존재하여야 하며, 처분 이후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당해 법률행위의 법적 효력이 치유되지 않음(대법원 1997. 5. 23. 97다9239)

 

Ⅳ. 형사상 사유에 기한 해고가 사유의 정당성이 있는지?

1. 구속된 경우 : 일반해고의 가능성

□ 일반해고(통상해고)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의 귀책으로 더 이상 근로계약상의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 사용자가 당해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것을 말함

  - 사용자 귀책에 따른 일반해고 : 회사의 파산, 폐업 등 회사 법인이 소멸하는 경우

  - 근로자 귀책에 따른 일반해고 : 직무능력 내지 자격 상실 등으로 계약상 온전한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

□ 만일, 형사상 사유로 구속되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근로제공의무)가 장기간 이행될 수 없는 상태라면 정당한 일반해고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음
  - 구체적으로 ①조기 석방 가능성의 유무, ②구속이 직장에 미치는 영향, ③당해 형사사건의 성질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기간 동안 근로제공이 불가능한지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함(대법원 1992. 11. 13. 92누6082)

 

2. 구속되지 않은 경우 : 징계해고의 가능성

□ 징계해고는 근로자의 귀책으로 인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 발생 시 징벌적 제재로서 이루어지는 해고

[대법원 2017. 5. 17. 2014다13457]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법원은 장기간의 신체구속이 없더라도 ⅰ)그 범죄 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인 회사의 명예나 신용이 심히 실추되거나 거래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경우 또는 ⅱ)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신뢰관계가 상실됨으로써 근로관계의 유지가 기대될 수 없는 경우라면 해고가 가능함을 판시(대법원 1997. 5. 23. 97다9239 등) 

 

□ 구체적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문제된 범죄행위에 대한 징계해고 가능성을 위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함

 

Ⅴ. [참고] 퇴직사유 중 “공민권 정지 또는 박탈”의 형법적 의미 고찰

□ 몇몇 회사는 취업규칙에 공민권 정지 또는 박탈을 퇴직(해고) 사유로 규정

  - 예시 규정 :  “법률에 의하여 공민권이 정지 또는 상실(박탈)된 자”

 

□ 과거 공직선거법은 집행유예 선고자의 선거권을 제한하였기에, 회사는 금고 이상의 형 뿐만 아니라 공민권(선거권 등)이 제한된 자까지 해고사유로 정함으로써 집행유예를 받은 자도 해고할 수 있는 근거 마련

  - 그러나 공직선거법 내용 중 집행유예자에 대한 선거권 제한 규정이 2014년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 수정되었음(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510, 2013헌마167)

 

□ 따라서 만일 집행유예자까지 퇴직사유로 삼고자 해당 조항을 취업규칙에 삽입한 것이라면, 해당 규정의 표현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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